프로젝트 기록

제가 상상한 에어 택시, CITY HOPPER

항공 시장의 변화에서 가까운 미래 UAM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상상했습니다. 그 생각을 공간과 미니어처, 문·빛·화면의 반응으로 구체화한 CITY HOPPER의 과정을 기록합니다.

스케치와 미니어처, 빛과 문과 화면으로 만들어본 피지털 UX

CITY HOPPER의 시작은 항공 시장의 변화를 보며 떠올린 하나의 질문이었습니다. 하늘의 문이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면, 그 안에는 어떤 새로운 이동 경험이 생길까요?

저가항공사가 확대되면서 항공권의 가격 문턱이 낮아지고, 비행은 더 많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이동 방식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변화에서 하늘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¹

그리고 항공 시장에는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사이를 채우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라는 선택지가 자리 잡았습니다. 더 넓은 좌석과 편안함을 원하면서도 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경험입니다. 이동에 접근하는 문턱이 낮아지는 한편,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편안함의 기준은 더 세분화되고 있었습니다. ²

저는 이 두 변화를 UAM에 겹쳐 보았습니다. UAM을 가까운 미래에 도시 안에서 이용할 이동수단으로 생각한다면, 그 안에도 서로 다른 기대와 선택이 생기지 않을까요? 빠르게 목적지로 가는 것에 더해, 짧은 이동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의 UAM에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같은 시장이 있지 않을까?”

이 생각에서 CITY HOPPER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심을 짧고 가볍게 잇되, 그 안에 머무는 시간에는 적당한 편안함을 더한 에어 택시입니다. 저는 이 시장의 가능성을 하나의 공간과 탑승 경험으로 구체화해보고 싶었습니다.

서울 도심 위를 이동하는 2인승 CITY HOPPER의 콘셉트 시각화

CITY HOPPER로 상상한 이동 장면입니다. 이용 상황을 표현한 콘셉트 시각화이며 실제 비행 사진은 아닙니다.

1. UAM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상상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하늘 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일상적인 이동에 더해지는 편안함이었습니다. 도시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고, 단정하며, 기술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에어 택시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접근성, 안정감, 친근함, 따뜻한 기술감이라는 키워드도 이 포지셔닝에서 나왔습니다.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장면도 함께 상상했습니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넓은 창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혼자 또는 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잠깐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입니다. 처음의 메모에 적었던 ‘하늘을 나는 캡슐 / 라운지’는 이 짧은 체류 경험을 표현한 말이었습니다.

이때 생각한 프리미엄은 공간의 인상과 이용 과정 모두에 있어야 했습니다. 앉아 있는 동안의 편안함뿐 아니라, 나를 데리러 온 기체를 알아보고, 문 앞에 서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이후 형태와 인터랙션을 설계할 때 계속 돌아온 기준입니다.

캐빈은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으로 읽혀야 했고, 전면의 넓은 투명 면은 안과 밖을 이어주어야 했습니다. 좌석 주변의 정보는 간결하게 두고, 짧게 머무는 동안 풍경을 볼 수 있는 여유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2. 사람이 들어갈 공간을 먼저 그렸습니다

정면과 측면을 스케치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캐빈과 비행 구조의 비례였습니다. 탑승 공간과 프레임이 하나의 이동체로 이어져 보이도록, 전체 실루엣 안에서 각 부분의 크기와 위치를 잡았습니다.

초기 스케치에는 한 사람을 위한 좌석과 캐빈 아래쪽으로 펼쳐진 드론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최종 제안은 2인 캐빈으로 구체화되었고, 프로펠러와 로터 암은 상부에 배치되었습니다. 세로로 선 캐빈과 넓은 전면 도어가 먼저 보이고, 그 위에 비행을 위한 구조가 놓이는 형태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도 유지한 것은 사람이 머무는 공간의 존재감이었습니다. 흰 외피와 검은 구조를 나누고, 투명한 전면을 통해 내부가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멀리서 전체를 볼 때도, 가까이에서 문을 바라볼 때도 ‘여기에 사람이 탄다’는 장면이 떠올랐으면 했습니다.

한 사람을 위한 캐빈과 하부 드론 프레임을 그린 초기 정면 손 스케치

초기의 정면 스케치입니다. 캐빈과 하부 프레임의 비례를 잡던 단계로, 최종 모델과는 좌석 구성과 로터 배치가 다릅니다.

넓은 전면 도어와 나란한 좌석이 보이는 CITY HOPPER 캐빈 모델링 화면

최종 캐빈 모델링 화면입니다. 전면 도어, 좌석, 외피와 구조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구체화했습니다.

3. 화면 속 형태를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상상한 이동 경험을 손에 잡히는 크기와 형태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모델을 출력할 수 있는 파트로 나누고, 출력물을 다듬고, 조립해 하나의 미니어처로 이어가야 했습니다.

컴퓨터에서 보던 면은 출력물의 표면이 되었고, 선으로 보던 경계는 서로 맞물리는 부품의 접합부가 되었습니다. 사포로 표면을 다듬는 과정에서는 화면으로 볼 때와 다른 방식으로 형태를 보게 됩니다. 손에 쥐어지는 크기와 가장자리, 부품 사이의 경계가 훨씬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캐빈과 도어, 프레임을 만들고 조립하는 동안,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다루는 대상도 넓어졌습니다. 화면의 요소를 배치하듯 부품의 관계를 생각해야 했고, 문이 움직이는 공간과 센서·배선이 들어갈 자리까지 같은 물건 안에서 고려해야 했습니다. 형태를 만드는 판단과 작동을 만드는 판단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저는 콘셉트와 스케치, 캐빈을 포함한 모델링, 제작과 후가공, 아두이노 및 인터랙션을 맡았습니다. 날개 부분 모델링에는 Inseon Jung이 참여했습니다.

출력한 CITY HOPPER 부품을 작업대에서 사포로 다듬는 제작 과정

출력한 파트를 손으로 다듬는 과정입니다. 스케치의 선이 물리적인 표면과 부품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4. 제가 만든 에어 택시는 어떻게 사람을 맞이할까요

형태를 구체화하면서 처음 상상했던 탑승 장면을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이 에어 택시가 저를 데리러 왔다면, 제가 호출한 기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문 앞에 서면 무엇이 먼저 저를 맞이해야 할까요? 안에 들어가 문을 닫았을 때는 어떤 반응이 있으면 자연스러울까요?

그 장면들을 대기 → 호출 매칭 → 도착 → 탑승 → 순항 → 하차의 여섯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단계마다 사람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다리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빛, 작은 화면, 소리, 실제 문 동작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서 여섯 장면을 선택해 빛과 안내 화면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도착’을 선택한 뒤 문을 열었다가 닫으면 탑승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차임은 ‘소리 듣기’를 눌러 들어볼 수 있습니다.

CITY HOPPER · INTERACTION

여섯 순간을 직접 살펴보세요

장면을 선택하고 문을 움직이면 빛과 안내가 함께 달라집니다.

Standby호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면 LED · 30 PIXELS움직임 재생 중

딥블루의 낮은 호흡과 왕복하는 작은 빛

OLED 안내 화면

문 센서 · 측면 보조등

문 닫힘 · 보조등 OFF

문 상태에 따라 화면과 보조등이 달라집니다.

도착 장면에서 문을 열었다가 닫아보세요.

버튼을 누르면 해당 장면의 차임이 재생됩니다.

발표 자료와 구현 코드에 기반한 웹 체험입니다. 문 동작은 버튼으로 대신하며, 실제 기체에 연결되지 않습니다.

발표 자료와 아두이노 구현에 담긴 동작을 웹으로 옮긴 체험입니다. 실제 기체에는 연결되지 않으며, 이름·ETA·고도는 시연용 값입니다. 소리는 원래 음정과 길이를 바탕으로 브라우저에서 합성했습니다.

장면빛과 화면으로 전하려는 내용소리와 문 동작
대기낮게 호흡하는 딥블루와 AVAILABLE / CALL READY로 호출 가능한 상태를 보여줍니다.부드러운 2음으로 준비 상태를 표현합니다. 문이 열리면 보조등이 켜집니다.
호출 매칭딥블루에서 민트로 빛이 차오르고, PICKUP MATCH / HANA / ARRIVING 00:30을 표시합니다.상승하는 3음으로 매칭을 알립니다.
도착밝은 빛이 양끝에서 중앙으로 모입니다. 문이 닫혀 있으면 OPEN DOOR, 열리면 STEP IN / WATCH STEP으로 바뀝니다.문 열림 2음과 측면등으로 탑승 순간을 표현합니다.
탑승밝기가 한 번 올라갔다 낮아지는 펄스로 확인을 표현하고, READY / WELCOME HANA를 보여줍니다.도착 장면에서 문을 열었다가 닫으면 이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확정 3음이 울립니다.
순항앰버의 빠른 흐름 뒤 딥블루의 느린 흐름이 이어집니다. IN FLIGHT와 ETA를 보여줍니다.출발 전환은 상승 4음으로 표현합니다. 문이 열리면 CHECK DOOR를 표시합니다.
하차앰버에서 민트로 빛이 바뀌며 비워집니다. 문이 닫혀 있으면 WAIT DOOR, 열리면 EXIT NOW를 보여줍니다.하강 3음의 도착 알림과 문 열림 알림을 구분합니다.

밖에서 기체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상태와 의도가 보여야 합니다.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자신이 맞게 탔다는 확인과 다음 순간에 대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외부를 향한 인터페이스인 eHMI와 탑승 경험을 위한 HMI를 나누어 생각한 이유입니다.

후면 LED에는 상태의 색과 움직임을 맡겼습니다. 대기할 때는 딥블루가 낮게 호흡하고, 호출이 매칭되는 장면에서는 민트색으로 빛이 차오릅니다. 출발 장면에는 앰버의 빠른 움직임을 두고, 순항 장면에서는 다시 느린 흐름으로 가라앉도록 했습니다. 각각의 움직임이 탑승 여정의 어느 순간인지 표현하도록 구성했습니다.

OLED에는 사람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호출 매칭 장면에서는 이름과 도착 예정 정보를, 도착 장면에서는 문을 열거나 안으로 들어오라는 안내를 보여줍니다. 소리는 매칭, 탑승 확인, 도착처럼 장면이 전환되는 순간에 짧은 차임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빛과 문구, 소리가 같은 순간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도록 역할을 나눈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Arduino UNO R4 WiFi를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발표 화면의 버튼으로 각 장면을 선택하고, 연결된 LED·OLED·부저가 해당 장면에 맞춰 반응하도록 구현했습니다. 호출 매칭과 이름, ETA, 비행 정보는 시연용으로 설정한 데이터이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상태는 실제 센서 입력에 연결했습니다.

상단 로터 구조, 투명한 전면 도어, 조명과 배선이 보이는 CITY HOPPER 실물 미니어처

제작한 실물 미니어처입니다. 캐빈과 도어, 조명, 센서와 배선을 하나의 물건 안에 연결했습니다.

5. 문을 닫는 동작까지 이어지는 디자인

제가 특히 중요하게 다룬 부분은 문이었습니다. 화면에서 ‘도착’이라는 장면을 선택하는 것과, 눈앞의 문이 실제로 열리는 것은 서로 다른 사건입니다. 탑승자가 움직일 수 있는 순간을 표현하려면 이 두 가지가 연결되어야 했습니다.

문에는 자석센서를 붙였습니다. 문이 열리면 측면 보조등이 켜지고, OLED의 안내도 열린 문에 맞춰 바뀌도록 했습니다. 도착 장면에서 문이 닫혀 있을 때는 OPEN DOOR, 열리면 STEP IN과 WATCH STEP을 보여줍니다.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으면 탑승 완료 장면으로 넘어가고, READY와 WELCOME HANA가 나타납니다.

하차 장면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어도 문이 닫혀 있으면 WAIT DOOR를 보여주고, 문이 열리면 EXIT NOW로 바꿉니다.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문이 열린 순간의 알림도 구분했습니다. 사람이 다음 행동을 결정할 때, 화면에 적힌 내용과 눈앞의 상태가 맞아떨어지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은 연결이 제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룬 피지털 UX의 핵심이었습니다. 손으로 문을 움직이는 물리적인 행동이 센서 입력이 되고, 디지털 상태가 바뀌며, 다시 빛과 화면과 소리로 돌아옵니다. 사용자의 행동과 제품의 반응이 실제 공간 안에서 한 번 이어지는 것입니다.

미니어처에서는 문을 열고 닫는 동작을 탑승 완료의 입력으로 삼았습니다. 이 단계에서 실제 승객의 탑승 여부나 비행 안전까지 판정하는 것은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구현한 것은 상상한 탑승 여정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인터랙션 프로토타입입니다.

CITY HOPPER는 항공 시장의 변화에서 읽은 가능성을 가까운 미래의 UAM에 대입하며 시작했습니다. 그 가능성을 공간으로 그리고 직접 만들다 보니, 그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행동과 그 순간에 필요한 반응까지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일에는 형태와 화면, 물리적인 움직임, 시간에 따른 상태 변화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이 미니어처에서 정한 신호를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읽는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설명 없이 탑승 가능한 순간을 알아보는지, 도착 안내와 하차 안내를 구분하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제가 상상한 자연스러운 탑승이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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